지원금 소식에 문득 다시 생각해보는 결혼 비용
최근 뉴스를 보는데 나주에서 인당 20만 원씩 민생지원금을 준다는 소식을 봤다. 결혼이민자나 영주권자도 포함된다는데, 솔직히 결혼 준비하면서 돈 나갈 데가 워낙 많다 보니 이런 단기적인 지원금 소식에도 눈이 번쩍 뜨이더라. 우리 때는 그런 거 하나하나 다 챙겨서 받으려고 카페 정보도 공유하고 그랬는데, 막상 지나고 보니 참 별게 다 신경 쓰였구나 싶다.
광주 상견례 자리와 어색했던 기억
결혼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막막했던 게 광주에서 상견례 장소를 잡는 거였다. 여기저기 유명하다는 식당들은 이미 예약이 꽉 차서 몇 주 전부터 전화를 돌려야 했다. 한정식집이 제일 무난하다고 해서 골랐는데, 막상 가보니 분위기가 너무 딱딱해서 음식 맛이 기억도 안 난다. 가격대는 인당 5~6만 원 선이었는데, 양가 부모님 모시고 밥 한 번 먹는 게 뭐라고 이렇게 긴장했었나 싶다. 그날 비가 조금 왔었는데, 신발 젖을까 봐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사실 그냥 적당한 식당이면 됐을 텐데, 굳이 ‘상견례 전문’이라는 딱지가 붙은 곳을 고집했던 게 조금은 부질없게 느껴진다.
부산 이바지 음식과 끝없는 가구 고르기
그다음은 부산에서 준비한 이바지 음식이었다. 이게 또 집집마다 기준이 달라서 얼마나 머리가 아픈지 모른다. 그냥 최소한으로 하자고 했는데도 막상 준비하다 보면 이것도 넣어야 하나, 저것도 해야 하나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김해 가구단지에 가서 신혼집 가구를 보러 다닐 때도 그랬다. 소파 하나를 골라도 몇 시간을 앉아보고, 색깔은 이게 나을까 저게 나을까 하다가 결국은 처음에 봤던 걸로 돌아오기 일쑤였다. 가격은 대충 세트로 300~400만 원 정도 예산을 잡았는데, 나중에 배송비에 설치비까지 더해지니 생각보다 돈이 더 들어갔던 것 같다. 특히 이불 같은 것도 혼수라고 하면 가격이 왜 그렇게 뛰는지 모르겠다. 백화점 구경하다가 놀라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샀던 기억이 난다.
그랜드모먼트 웨딩홀과 선택의 굴레
웨딩홀은 그랜드모먼트 같은 곳을 구경하면서도 참 고민이 많았다. 요즘은 대구 진짜웨딩박람회 같은 곳 가서 계약 조건이나 식대 할인을 많이 따져보던데, 우리 때는 그냥 플래너가 추천해 주는 대로 적당히 했던 것 같다. 웨딩박람회 가면 지원금 혜택도 있고 포토부스 같은 것도 공짜로 해준다고 하니까 혹하는데, 사실 그게 다 총액에 포함된 거 아닐까 하는 의구심은 여전히 남는다. 스드메라고 불리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비용이 거의 천만 원 가까이 깨졌는데, 지금 생각하면 광주 웨딩 메이크업 샵에서 좀 더 꼼꼼하게 따져볼걸 싶기도 하다. 드레스도 굳이 비싼 거 안 해도 됐을 텐데 그때는 그게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 모르겠다.
요즘 MZ들의 혼전계약 이야기
요즘은 MZ 세대들이 혼전계약서를 쓴다는 뉴스도 봤다. 미국에서는 흔하다지만 한국 정서상 이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참 실용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재취업 지원금 같은 조항을 넣는다는 건 꽤 현실적인 접근인 것 같다. 결혼이 낭만으로 시작해서 현실로 끝난다는 말이 딱 맞다. 3개월 만에 파탄 났다는 커플 사연을 보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재산 분할이니 위자료니 하는 단어들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주말부부로 지내면서 겪었던 그 짧은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게 무섭기도 하고.
여전히 남는 찝찝함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돈을 쓰면 쓸수록 불안함은 더 커졌던 것 같다. 지원금을 받으면 기분은 좋겠지만, 정작 중요한 건 그 지원금이 아니라 결혼 생활 중에 맞닥뜨리는 사소한 다툼들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는 건데 말이다. 사실 아직도 부산 양복 대여점 사장님이 서비스로 넥타이 챙겨주신 거, 그게 더 고맙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가끔은 결혼 준비할 때 썼던 돈 계산기 두드려보다가 그냥 창을 닫아버린다. 굳이 알고 싶지 않은 비용들도 있으니까.

광주 상견례 분위기가 딱딱한 것 같아, 결국 음식 맛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게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