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촬영 업체 고르다가 지쳐서 그냥 앨범만 만들기로 했다
결혼 준비라는 게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냥 사진 좀 찍고, 식장 잡고, 맛있는 거 먹으면 끝나는 줄 알았지. 근데 막상 순천 본식 스냅 업체들을 하나씩 검색하기 시작하니까 머리가 멍해지더라. 창원 본식 스냅도 찾아보고 원주 웨딩 촬영 후기도 읽어봤는데, 가격대가 무슨 천차만별이다. 어떤 곳은 50만 원인데 어떤 곳은 300만 원이 넘는다. 이게 대체 무슨 차이인가 싶어서 상세 페이지를 읽어봐도 다들 ‘감성적’이라거나 ‘찰나의 순간’ 같은 말만 가득하고 정작 내가 궁금한 건 안 알려주더라.
견적문의 메일만 수십 통 보낸 날
처음에는 업체마다 홈페이지 들어가서 견적 문의를 남겼다. 스드메 비용이 합쳐지면 꽤 큰돈이 나가는데, 사진까지 명품 드레스 입고 찍는 스튜디오에서 하려니 예산이 금방 바닥날 기세였다. 어느 날은 혼주 출장 메이크업까지 포함해서 전체 패키지로 묶어버릴까 싶어 상담을 받았는데, 토탈 웨딩 스튜디오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더라. 드레스는 몇 벌 못 입어보고, 촬영 시간은 정해져 있어서 마치 공장처럼 찍어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 느꼈다. 아, 이건 내가 원했던 그림이 아니구나 싶어서 그냥 다 엎어버렸다.
아이폰 스냅을 고민하게 된 이유
요즘은 아이폰 스냅이 인기라기에 그것도 찾아봤다. 친구가 찍어주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느낌이 좋긴 하더라. 가격도 본식 스냅 업체에 비하면 합리적인 편이고. 그런데 또 문제는 결과물이 내가 원하는 느낌으로 나올지 확신이 안 서는 거다. 전문가의 장비로 찍는 묵직한 사진과 아이폰만의 가벼운 감성 사이에서 한참 고민했다. 결국 지인에게 물어보니 ‘본식 날은 정신없어서 아이폰 스냅 작가님이 돌아다니는 것도 잘 안 보일 거야’라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을 듣고 나니 다시 또 고민의 늪에 빠졌다. 도대체 사진 한 장 남기는 게 왜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다.
서울 공공한옥과 셀프 스튜디오 사이
예전에 홍건익 사진관 같은 곳에서 웨딩 촬영 프로그램을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런 공공 장소에서 찍으면 가격 부담도 덜하고 분위기도 괜찮을 것 같아서 찾아봤는데, 예약 경쟁이 너무 치열했다. 몇 번 시도하다가 포기하고 그냥 동네에 있는 셀프 사진관을 알아봤다. 웨딩 드레스 대여까지 해주는 곳이라길래 가볍게 가볼까 했지만, 막상 스튜디오의 조명 세팅이나 배경지 느낌을 보니까 내가 생각하던 ‘결혼식 사진’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사진 한 장 건지자고 대여비에 드레스 피팅비까지 생각하니 점점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느낌이다.
결국 사진관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지금은 그냥 본식 스냅은 제일 무난한 곳으로 예약하고, 나머지는 그냥 우리가 셀프로 앨범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차피 남들 보여주기 위한 사진보다는 우리 추억 남기는 게 우선인데, 왜 자꾸 다른 사람들은 어떤 비싼 업체에서 했는지 찾아보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주변에서는 그냥 제일 유명한 곳으로 하라고 하는데, 그 유명한 곳은 이미 내년까지 예약이 꽉 찼단다. 결혼 준비라는 게 하면 할수록 내가 뭘 위해 이러고 있나 싶다. 오늘 밤에도 웨딩 스냅 사이트 창을 열댓 개 띄워놓고 멍하니 화면만 보고 있다. 아마 내일도 똑같은 고민을 반복하고 있겠지. 당장 내일은 드레스 샵 예약이 있는데, 그것도 그냥 취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결혼식은 참 어렵고도 성가신 일이다.

스냅 사진, 본식 날은 정말 정신없을 것 같네요. 제가 결혼식 당일에 찍어준 사진들을 보면 지금도 셔터 속도 때문에 헷갈릴 때가 많거든요.
공공 한옥 스튜디오 생각 진짜 좋네요! 저도 인스타 필터 같은 느낌으로 찍고 싶었는데, 결국 셀프 앨범으로 갑자기 하거든요.
서울 공공한옥과 셀프 스튜디오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저랑 너무 비슷하네요. 저는 결국 작은 셀프 스튜디오에서 찍었는데,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시간과 돈을 절약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