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자와의 결혼 준비, 드라마 같은 로망을 버려야 하는 이유
솔직히 말해서 약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이나 드라마 속의 낭만적인 서사를 떠올립니다. 평생을 약속한 배필과 함께하는 완벽한 과정 말이죠. 하지만 30대 중반 직장인으로서 현실을 겪어보니, 실제 과정은 로맨스보다는 차라리 대형 프로젝트의 예산 관리와 리스크 대응에 가깝더군요.
제 주변에 광주야외결혼식을 고집하다가 예산이 예상 범위를 2천만 원이나 초과해서 결국 갈등이 폭발했던 친구가 있습니다. 사실 이 친구는 처음부터 야외 결혼식을 원한 게 아니라, 남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그림’을 만들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인생에 한 번뿐인데’라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 단계에서 깨닫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기대했던 야외 결혼식은 당일 강풍으로 인해 꽃장식이 다 날아가고 하객들도 고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죠. 결국 기대를 낮추고 실리를 챙겼어야 했는데, 왜 그때는 그게 안 보였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비슷한 시기에 약혼자와 사소한 가구 배치 문제로 한 달을 냉전 상태로 지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약혼은 결혼의 예고편이 아니라, 서로의 밑바닥을 확인하는 첫 번째 관문이구나’ 하고요.
이런 과정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상대방이 나를 위해 이 정도는 감수해주겠지’라고 단정 짓는 겁니다. 특히 비용 문제에서 이 오류가 치명적입니다. 예를 들어, 커플링을 하나 맞추더라도 500만 원짜리 명품 브랜드 제품과 100만 원대 공방 제품 사이에서 갈등하는 과정이 반드시 생깁니다. ‘남들은 다 이 정도 한다더라’라는 비교는 독입니다. 현실적으로 결혼 예산은 고무줄처럼 늘어나기 마련이라, 한쪽이 타협하지 않으면 결국 큰 싸움으로 번집니다. 제 경험상 30대 직장인이라면 최소 6개월 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두고, 매주 1번씩은 예산과 역할 분담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하는 ‘회의’가 필요합니다.
물론 이 조언이 정답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누군가는 초호화 결혼식이 정말 중요할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그냥 혼인신고만 하고 넘어가는 것이 최선일 수도 있으니까요.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지내는 게 서로의 정신건강에 더 좋을 때도 있습니다. 사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때 왜 그렇게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었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왜 더 치열하게 싸우지 않았나 하는 묘한 의구심도 듭니다. 관계라는 게 참 알 수 없더라고요.
이 글은 결혼을 앞두고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에게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이미 결혼 준비가 순탄하게 진행 중인 분들에게는 불필요한 걱정일 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 약혼자와의 관계에서 계속 부딪히고 있다면, 일단 예식장 예약 같은 큰 결정은 잠시 멈추고 ‘우리가 왜 결혼을 하려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대화를 먼저 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로,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며 준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결혼 준비하면서 작은 일 때문에 스트레스 엄청 받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