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수원까지 나가는 게 맞나 싶을 때가 있다

수원 인계동에서 보낸 금요일 저녁

지난주 금요일에는 퇴근하자마자 서둘러 인계동으로 넘어갔다. 원래는 의정부에서 소개팅을 한번 해볼까 싶어서 앱도 깔아보고 주변 친구들한테 넌지시 물어보기도 했는데, 막상 누굴 만나는 과정 자체가 너무 피곤하게 느껴지더라. 그러던 와중에 아는 형이 수원 쪽에 괜찮은 모임이 있다고 해서 무작정 나갔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좀 망설여졌다. 수원 화성 맛집 탐방이 목적이라기보다는 그냥 사람들과 섞여서 밥이라도 한 끼 먹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인계동에 있는 어느 일식집이었는데, 인당 6만 원 정도 하는 오마카세였다. 가격이 아주 싼 편은 아니었지만, 분위기가 적당히 시끄러워서 낯선 사람들끼리 대화하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근데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하필이면 결혼정보회사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밥 먹는 내내 마음이 좀 불편했다. 왜 그런 자리 있잖나. 굳이 안 물어봐도 되는데 자기 경험담 늘어놓으면서 은근히 가입을 권유하는 분위기. 그 형은 그게 다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했지만, 나는 그냥 조용히 밥이나 먹고 싶었다.

사람 만나는 게 왜 이렇게 숙제처럼 느껴질까

모임이 끝나고 수원역 근처 맛집을 검색하다가 결국 근처 돼지갈비 집에서 2차를 했다. 사람들은 다들 각자의 고민을 안고 사는 것 같다. 어떤 분은 대전에서 모임 참석하려고 여기까지 왔다고 해서 좀 놀랐다. 나는 수원 근처 맛집 찾아오는 것도 귀찮아서 징징거렸는데, 대전에서 온 사람을 보니 내가 너무 유난인가 싶기도 하고. 사실 요즘 스터디룸 대여해서 소규모 모임 하는 게 유행이라는데, 그런 곳은 분위기가 너무 딱딱할 것 같아서 차라리 이렇게 술 한잔 곁들이는 모임이 낫겠다 싶었다. 하지만 이것도 매번 나갈 힘이 없다. 지난달에는 의정부 소개팅 주선해 준다는 연락을 받고 진짜 고민했는데, 왕복 이동 시간을 생각하니 도저히 엄두가 안 나서 거절했다. 나이가 들수록 내 시간을 내어주는 게 왜 이렇게 아까운 건지 모르겠다.

어딘가 헛헛한 마음과 다음 모임에 대한 생각

지하철 타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내가 왜 이런 자리에 나가고 있는지 잠시 생각했다. 굳이 결혼정보회사 같은 곳을 통하지 않아도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는 게 나름의 활력소가 되긴 한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현관문을 열고 나면 갑자기 훅 들어오는 정적이 있다. 그럴 때면 오늘 내가 썼던 돈과 시간들이 과연 의미가 있었나 싶다. 6만 원짜리 오마카세보다 그냥 집 앞 시장에서 사 온 돼지갈비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아마 사람들의 시선이나 사회적인 체면 같은 게 섞여 있어서 더 피로한 걸지도 모르겠다. 다음 달에도 또 수원에서 모임이 있다고 하는데, 갈지 말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안 가면 심심할 것 같고, 가면 또 적당히 맞춰줘야 하는 내 모습이 보일 것 같고. 참, 요즘 고민이 많은데 자조 모임이라도 나가봐야 하나 싶다가도 그건 너무 거창한 것 같아서 다시 마음을 접는다. 오늘은 그냥 적당히 피곤한 상태로 잠드는 게 최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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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인계동 오마카세, 굳이 돈 써서 그런 분위기에서 식사하는 게 좀 답답하게 느껴지네요.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가 피곤한 건 아닌데, 제 스스로가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맞춰야 하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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