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스펀지파크에서 피크닉 소개팅을 신청했던 날
어쩌다 가게 된 피크닉 소개팅
주말에 창원 스펀지파크에서 열린 청년 뷰티 페스타에 다녀왔다. 사실 뭐 거창한 걸 하러 간 건 아니고, 그냥 동네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길래 궁금해서 나가봤다. 거기 부대 프로그램 중에 ‘피크닉 소개팅’이라는 게 있길래 별생각 없이 현장 등록을 해버렸다. 예전엔 부산결혼정보회사나 대구소개팅 같은 거 들으면 너무 본격적인 느낌이라 좀 부담스러웠는데, 이건 그냥 공원에서 돗자리 깔고 앉아서 이야기 나누는 거라길래 가벼운 마음으로 나갔다.
낯선 사람들과의 어색한 공기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조금 당황했다. 3일 동안 3천 명이나 다녀갔다더니 분위기가 아주 활기찼다. 근데 막상 소개팅 자리에 앉으니까 다들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거다. 옆에서는 무슨 사주 타로를 보고 있고 저쪽에서는 인공지능 이상형 찾기 같은 걸 하는데, 우리가 앉은 돗자리 쪽은 한동안 정적만 흘렀다. 직장인 소개팅이나 공무원 소개팅 같은 건 들어봤어도 이런 야외 행사장에서 불특정 다수랑 앉아있는 건 또 처음이라 손에 든 커피만 괜히 만지작거렸다.
대화가 이어질까 걱정했던 시간
처음엔 날씨 이야기를 시작으로 띄엄띄엄 말을 섞었다. 요즘 창원에도 노포 맛집들이 많이 알려지면서 그런 이야기 위주로 흘러갔는데, 전현무가 나왔던 방송에서 봤던 그 피자집 이야기나 곱창 골목 이야기가 나오니까 조금씩 긴장이 풀렸다. 근데 확실히 이런 자리에서는 깊은 대화보다는 그냥 가벼운 안부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어떤 분은 이런 핫플레이스 조성 사업이 너무 보여주기 식 아니냐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는데, 듣고 보니 또 맞는 말 같아서 한참 웃었다.
비용과 현실적인 고민
사실 참가비는 정확히 얼마였는지 기억도 잘 안 난다. 아주 저렴했던 것 같은데, 커피 한 잔 값 정도였나. 그래도 이런 사교 모임에 참여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비용치고는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끝나고 나서 연락처를 교환하는 과정이 묘하게 불편했다. 다들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데 어색하게 번호를 물어봐야 할지 말지 망설이는 그 짧은 순간이 왠지 모르게 민망했다. 결국 연락처를 교환하긴 했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을 보며 ‘이게 맞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와 드는 복잡한 생각
집에 와서 씻고 나오니 오늘 본 얼굴들이 가물가물하다. 3일간 3천 명이 다녀갔다는데 나만 괜히 혼자 뒤숭숭한 기분이다. 친구들한테는 그냥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내가 소개팅 어플에서 메시지 하나 잘못 보내서 곤욕을 치렀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그때 창원변호사사무실 알아보느라 엄청 고생했었는데, 그런 과거와 비교하면 오늘은 참 평범하고 안전한 날이었다 싶다. 앞으로 이런 소개팅 모임에 다시 나갈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주말에 멍하니 돗자리에 누워있었던 시간이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이상하게 마무리가 안 되는 느낌이다.

피크닉 소개팅, 처음엔 긴장했지만 노포 맛집 얘기하면서 气氛이 풀리는 모습이 신기했어요. 돗자리 펴고 앉아있는 모습이 좀 어색하긴 하지만,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는 건 좋네요.
커피 한 잔 값으로 이런 경험을 하다니, 저렴한 비용으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게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새삼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