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호수까지 가서 결국 밥만 먹고 온 돌잔치 준비기
백운호수 근처까지 가서 답사만 두 시간
아이 낳고 돌이 다가오니까 마음이 갑자기 급해지더라고요. 다들 스냅 찍고 상 차리고 거창하게 하는 것 같은데, 저랑 남편은 그냥 직계 가족끼리 밥이나 한 끼 깔끔하게 먹고 싶었어요. 친정은 분당이라 가깝고 시댁은 서울 쪽이라서 딱 중간 지점이 어디일까 고민하다가 백운호수 쪽을 염두에 뒀거든요. 이번에 새로 오픈한다는 ‘연인의 정원’이 사진이 잘 나온다길래 덜컥 예약을 잡았죠. 주말에 남편이랑 애 안고 낑낑거리며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있더라고요. 주차하고 들어가는 길부터 좀 좁아서 이게 유모차 끌고 오시는 어르신들이 괜찮을까 싶었고요.
소규모인데 왜 이렇게 고민할 게 많은지
직계 가족만 하면 10명에서 15명 사이인데, 사실 이게 인원수보다 장소 분위기가 더 문제더라고요. 1층 가든테라스는 15명 정도 들어간다고 들었는데, 막상 가서 보니까 생각보다 더 아늑해서 살짝 놀랐어요. ‘소규모’라는 단어가 주는 그 묘한 압박감이 있잖아요. 너무 휑하면 초라해 보일까 봐 걱정되고, 너무 복작거려도 정신없을 것 같고. 평택에서 출장 뷔페를 따로 부를까, 아니면 그냥 식당에 포함된 코스를 먹을까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계속 두드렸죠. 평택 출장 뷔페는 퀄리티는 보장되지만 뒷정리가 너무 귀찮을 것 같고, 결국은 돈이 좀 들더라도 장소에서 다 해결되는 게 몸은 편하겠다 싶더라고요.
분당 주변 호텔 뷔페와 굳이 비교를 하게 되네
사실 판교나 분당 쪽 호텔 뷔페들도 리스트에 있었거든요. 서현역 근처에 있는 스카이파크 센트럴 같은 곳도 미팅룸이 잘 되어 있다길래 찾아봤는데, 거기는 또 너무 업무적인 느낌이 날까 봐 고민이 되고. 백운호수는 분위기는 좋은데 예약이 꽉 차 있어서 원하는 날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더라고요. 2층 탑 포레스트는 딱 15명 규모라 적당해 보이긴 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뷰가 생각보다 평범해서 이게 돌상 차려놓으면 사진이 예쁘게 나올지 계속 의문이 남았어요. 그냥 돈 조금 더 쓰고 호텔에서 하면 마음 편할까, 아니면 고생하더라도 예쁜 정원이 있는 곳에서 할까. 남편은 밥만 맛있으면 된다는데, 엄마 마음은 그게 아니잖아요.
예산과 현실 사이의 괴리
돌잔치 하나 하는데 드는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네요. 식대만 해도 인당 5~8만 원 선인데, 여기에 출장 돌상 추가하고 스냅 기사님 부르고 옷 대여하고 나면 꽤 큰돈이 깨져요. 남편이랑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무 말 없이 백운호수 근처 카페에 앉아 커피만 마셨어요. 커피값 한 잔에 8천 원씩 하는 거 보면서 ‘이 돈이면 애기 기저귀를 몇 팩을 사는데’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수원 쪽 예식장 뷔페도 가봤는데 거기는 또 돌잔치 전문 느낌이 강해서 좀 촌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취향을 맞추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모르겠어요.
결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는 중
결국 그날 장소 확답은 못 내리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6월 오픈이라는데 미리 예약을 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지역의 룸 식당을 더 찾아봐야 할지 결론이 안 나더라고요. 노원 쪽도 가족 모임 하기 괜찮은 곳이 있다고 들었는데, 시댁 분들이 거기까지 오시려면 너무 멀고. 이것저것 재다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어요. 독박 육아하면서 틈틈이 찾아보는 건데, 이게 뭐라고 이렇게 사람을 진 빠지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가까운 룸 식당 잡아서 밥만 먹고 끝낼까 싶다가도, 나중에 아이 돌 사진 보면 또 후회할 것 같고. 정말 돌잔치 준비는 누가 대신 해줬으면 좋겠어요. 오늘 밤에도 핸드폰으로 인스타그램만 뒤지다가 잠들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