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결혼정보 사이트 앱을 켜는 게 이제는 일상이 됐다
가입만 하면 금방 누군가 나타날 줄 알았는데
처음 결혼정보 사이트에 가입할 때만 해도 금방 괜찮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광고나 후기를 보면 다들 금방 인연을 찾은 것처럼 보이니까. 한 달에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 결제하는 게 뭐 그리 대수인가 싶어서 덥석 결제했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매일매일이 똑같다. 프로필 사진은 다들 정갈하게 잘 나온 것들뿐이고, 자기소개란에는 ‘성실한 사람’, ‘건전한 취미를 가짐’ 같은 뻔한 문구들뿐이라 누구 하나 딱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없더라. 가입하고 첫 주에는 매일 알람을 확인하면서 설레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냥 습관적으로 앱을 켜서 출석 체크하듯 훑어보는 게 전부가 되었다.
대전 지역 모임이나 단체 미팅은 조금 다르려나 싶어서
한번은 서울 쪽 소개팅도 알아보다가 거리 때문에 포기하고 대전 지역 모임이나 단체 미팅 정보를 기웃거려봤다. 예전에 어플에서 봤던 사람을 여기서 또 보게 되니까 오히려 민망해서 더 이상은 못 하겠더라.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는 분위기는 밝지만, 막상 깊은 대화를 나누기에는 너무 시끄럽고 정신이 없다. 기독교 소개팅 어플도 깔아봤는데, 종교관이 맞는 사람을 찾는다는 게 생각보다 더 까다로운 문제였다. 내 주위 교회 친구들은 다들 알아서 잘 만나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렇게 사이트를 전전긍긍하며 찾고 있는지 가끔 현타가 올 때가 있다.
사소한 연락 하나가 묘하게 사람을 지치게 해
소개팅이 잡히면 보통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이 꽤 피곤하다. 상대방이 어디 사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묻는 게 당연한 순서인데 몇 번 대화하다 보면 질문 자체가 의무처럼 느껴진다. 예전에 운세 사이트에서 봤던 글귀가 생각나서 상대방 거주지를 꼭 물어보라는 말을 지키려 애써봤지만, 그런 질문 하나가 분위기를 갑자기 싸하게 만들기도 한다. 경제적인 부분을 따져야 한다는 현실적인 조언들도 사실 막상 만나보면 꺼내기 어렵다. 오히려 너무 대놓고 그런 걸 묻는 자리에서는 도망치고 싶은 기분만 든다. 나랑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을 만나면 다들 어디서 만났니, 어플은 써봤니 같은 질문을 주고받는데 그 시간이 참 묘하다.
아무래도 펜션이나 리조트 같은 곳은 나랑 먼 이야기
운세에서는 가끔 펜션이나 리조트가 행운의 장소라고 나오는데, 나는 주말마다 집에 박혀서 앱 새로고침이나 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어떤 날은 소개팅보다 미팅이 낫다고 해서 단체 자리에 나가봤지만, 사람들끼리 서로 눈치 보느라 바빠서 오히려 기만 빨리고 왔다. 굳이 인위적인 만남을 위해 큰돈을 써가며 에너지를 쏟는 게 정답일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가입해둔 사이트가 3군데나 되니 해지 버튼을 누르기는 또 아깝고, 그렇다고 열심히 활동하자니 마음이 잘 안 잡힌다. 외로움 때문에 시작했는데, 오히려 이 과정을 통해 더 외로워진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냥 하던 대로 내버려 두기로 했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주변에서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괜히 마음이 급해져서 프로필 사진을 바꿔보거나 문구를 수정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다 때가 있다는 말에 기대어 넘기는 중이다. 오늘 운세도 확인해 봤는데, 싱글인 사람에게는 소개팅이 낫다는 뻔한 소리뿐이다. 이제는 이런 정보들도 그냥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오늘도 앱을 열어두고 멍하니 화면만 보다가, 별다른 메시지 없이 그냥 다시 창을 닫는다. 아마 내일도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겠지.

앱을 계속 보는 게 오히려 더 답답하네요. 프로필 사진만 봐도 사람들의 기분이 쉽게 상하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 대전까지 오는 게 정말 힘든 것 같아요. 소개팅마다 거리 때문에 지쳐버리네요.
저도 처음에는 비슷한 기대를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앱을 여는 게 오히려 일상처럼 느껴지네요.
앱을 계속 사용하는 것 보니까, 오히려 관계 자체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