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다니는 사람 만나기가 왜 이렇게 복잡한 건지 모르겠다
지난주 금요일 밤이었나, 갑자기 현타가 좀 세게 왔다. 교회 청년부 예배 끝나고 다들 삼삼오오 모여서 밥 먹으러 가는데, 나는 그냥 조용히 이어폰 꽂고 집에 돌아왔다. 며칠 전부터 크리스천 소개팅 앱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모임 광고들을 좀 뒤적거렸거든. 근데 이게 참 이상하다. 분명히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은 건데, 그걸 찾으려고 하는 과정 자체가 자꾸만 세속적인 거름망을 거치는 느낌이랄까.
갓피플에서 모임 한번 알아보려다 멈췄다
사실 갓피플 같은 곳에서 하는 모임들도 찾아봤다. 후기나 게시글들을 좀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문턱이 높다. 그냥 사람 한번 보러 나가는 건데 무슨 가입 절차나 인증이 그렇게 복잡한지. 게다가 회비가 보통 3만 5천 원에서 4만 원 정도 하더라. 이게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는 가격이 아니라, 말 그대로 ‘만남을 위한 입장료’ 같아서 선뜻 결제 버튼을 누르기가 어려웠다. 그냥 아는 지인 통해 소개받는 거랑은 확실히 무게감이 다르다. 돈을 내고 나갔는데 분위기가 썰렁하면 그 돈도 돈인데, 그 한두 시간 동안 느낄 민망함은 누가 보상해주나 싶어서.
소개팅 앱은 왠지 모르게 자꾸 거리감이 든다
‘크리스천데이트’ 같은 앱들도 설치해 봤었다. 앱 이름은 참 정직한데, 막상 들어가서 프로필들을 보고 있자니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 싶었다. 물론 성경 구절 적어두고 신앙관을 진지하게 써둔 분들도 많다. 근데 그런 분들이랑 대화 창을 열어도, 이게 결국엔 사진 보고 스펙 보고 신앙이라는 조건 하나 더 얹어서 ‘평가’하는 과정이 되는 것 같아서 영 마음이 불편했다. 오프라인에서 로테이션으로 한 명씩 돌아가면서 대화하는 모임은 차라리 덜 기계적일 것 같은데, 여긴 시간 맞추기도 힘들고 서울 시내에서 주말에 모이는 게 왜 이렇게 다들 바쁜지 모르겠다.
결혼예비학교까지 가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주변에서는 결혼예비학교 같은 곳에 아예 등록해서 거기서 눈을 돌려보라는 사람도 있다. 근데 그건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지, 나처럼 그냥 아직은 ‘누구 없나’ 하는 사람한테는 너무 무거운 곳 아닌가. 며칠 전 본 어떤 영상에서는 요즘 기독교 소개팅 시장이 11조 규모까지 커졌다고 하던데, 그런 통계를 보면 웃음이 난다. 시장은 커졌는데 정작 내 주변에는 같이 카페 갈 사람 하나 찾기가 이렇게나 힘드니까 말이다.
다들 어디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만나는 건지
TV 예능에 나오는 ‘교회팅’ 같은 걸 보면 다들 참 화기애애해 보인다. 근데 카메라 끄고, 조명 다 치우고 나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고. 실제로 모임에 나가본 지인 이야기로는, 생각보다 이상형을 만나기가 정말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얼굴을 많이 본다는 영자든, 귀여운 스타일을 찾는 옥순이든, 결국 다들 각자의 기준이 있는데 기독교라는 교집합 하나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 3만 원짜리 모임을 가도 결국 외모나 분위기가 먼저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게 사람 본능이라 그런지, 신앙적인 공통점은 대화의 맨 마지막 순번으로 밀려나곤 한다.
일단은 그냥 좀 더 기다려보려고 한다
지난번에 용기 내서 나가려 했던 모임은 결국 예약 마감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포기했다. 어쩌면 잘된 일일지도 모르겠다. 토요일 오후에 굳이 나가서 어색하게 30분씩 로테이션으로 앉아있는 내 모습이 상상이 안 되기도 하고. 다음 주에는 그냥 교회 봉사나 좀 더 열심히 하면서 생각 정리나 해야겠다. 이렇게까지 해서 사람을 만나야 하는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조건을 따지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정말 때가 안 된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냥 밥 한 끼 편하게 먹을 사람 하나 찾기가 이렇게 어려운 세상이 된 게,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정말로 예전보다 만남의 장이 좁아진 건지 답답할 뿐이다.

사진 보고 스펙 보는 거 보니까, 진짜 시간 낭비 같네요. 서울에서 주말 모임이 이렇게 어려운 건지 궁금해요.
앱 프로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니까, 정작 대화할 때 상대방의 진심이 느껴지긴 할까 싶네요.
진짜 공감해요. 교회 분위기가 밝아 보이긴 하는데,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이 너무 어색하게 느껴져요.
솔직히 저도 비슷한 경험 있어요. 밥 먹으면서 이야기 나누는 것보다, 혼자 기도하면서 마음 정리하는 게 더 편하게 느껴질 때가 많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