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재혼 자리를 알아보다가 지쳐버린 주말
아빠의 근황과 갑작스러운 고민
한참 전부터 아빠가 혼자 지내는 게 가끔 마음에 걸렸다. 17년 전 엄마가 먼저 떠나고, 나도 다 커서 독립한 지 한참 됐으니 아빠 입장에서는 적적한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72년생이시니까 아직은 충분히 새로운 인연을 찾으실 수 있는 나이인데, 이상하게 아빠는 집에만 계신다. 친구들이랑 술 한잔하면서 아빠 이야기를 넌지시 꺼냈더니 다들 결정사를 한번 알아보라고 하더라. 요즘은 재혼 사이트나 앱도 잘 되어 있어서 예전처럼 대놓고 선 자리 만들고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서 며칠 동안 틈날 때마다 검색을 해봤다.
쏟아지는 재혼 정보와 견적의 현실
막상 검색을 시작하니 정보가 정말 너무 많았다. 선우결혼정보 같은 곳은 워낙 이름이 알려져 있어서 들어가 봤는데, 가입비가 생각보다 훨씬 구체적이지 않았다. 상담을 받아야 정확한 금액이 나오는 구조라니, 시작부터 피로감이 몰려왔다. 대략 찾아보니 수백만 원 단위인 건 기본이고, 성혼 사례비까지 따로 챙겨야 하는 곳들도 많더라. 가입비만 내면 끝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앱으로 알아보는 건 더 막막했다. 사진이랑 프로필만 보고 고르는 게 과연 아빠한테 맞는 방식일지 계속 의문이 들었다. 아빠는 사람 냄새 나는 만남을 원하실 텐데, 이렇게 디지털 환경에서 쇼핑하듯 상대를 고르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상담 전화만 받아도 진이 빠지는 이유
무작정 몇 군데 상담 신청을 넣었는데, 그다음 날부터 카톡 소개팅 관련 광고랑 마케팅 전화가 쏟아졌다. 업무 중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올 때마다 혹시 아빠 일 때문인가 싶어 받으면 영락없이 가입 권유였다. 가입비 할인 프로모션 중이라며 지금 당장 결제하면 혜택이 어쩌고 하는데, 사실 그런 말투부터가 너무 상업적이라 신뢰가 확 떨어졌다. 아빠한테 이런 시스템에 등록할 거라고 차마 말하지도 못했다. 나중에 아빠가 “너 나를 상품 취급하는 곳에 밀어 넣은 거냐”라고 하시면 뭐라 변명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냥 아빠랑 가볍게 등산이나 다녀오는 게 나았을까 싶기도 하고.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와 마음의 거리
솔직히 재혼 사이트라는 게 정말 인연을 찾아주는 곳인지, 아니면 그냥 매출 올리기에 급급한 곳인지 구분하기가 너무 어렵다. 후기들을 보면 다들 광고 같고, 실제 경험담을 찾으려고 해도 다들 결론은 ‘상담 받아보니 비싸서 나왔다’는 이야기뿐이다. 결혼정보회사가입비라는 게 한두 푼도 아니고, 큰돈 들여서 상처만 받으실까 봐 걱정이 앞선다. 주변 친구들은 이제라도 아빠를 위해서 용기 내보라고 하는데, 나는 그 용기가 결과적으로 아빠를 더 외롭게 만들까 봐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그저 평범한 인연을 바라는 것뿐인데
아빠는 그냥 편하게 대화 나눌 사람 한 명 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다. 재혼은 초혼이랑 달라서 따져야 할 조건이 더 많다고들 한다. 재산이나 양육 문제, 가족 관계 같은 것들이 얽히면 순수한 마음으로 만나기가 더 힘들다는데, 그런 과정을 앱이나 사이트에서 필터링하는 게 과연 맞는 걸까. 어쩌면 아빠에게는 결정사 가입비보다 그냥 동네 문화센터라도 나가서 사람들 섞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주말에는 아빠랑 같이 시장에나 다녀와야겠다. 당분간은 재혼 어플이고 사이트고 다 지우고 잊어버리려고 한다.

카톡 광고 때문에 정말 힘들었겠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연락처가 너무 많아져서 관리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사진이랑 프로필만 보고 사람을 고르는 게 좀 답답하네요. 아빠가 직접 사람들과 대화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혹시 아빠처럼 정보 과잉 때문에 오히려 더 힘들어진 것 같아요. 쏟아지는 광고에 정신 팔려 진짜 필요한 걸 놓치는 경우가 많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