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청년 뷰티 페스타에서 본 피크닉 소개팅의 풍경

사람들로 북적였던 창원 스펀지파크

지난번 창원에서 열린 청년 뷰티 페스타에 다녀왔다. 사실 뷰티보다는 그냥 주말에 딱히 할 일도 없고, 3천 명이나 몰린다는 소리에 호기심이 생겨서 가본 거였다. 스펀지파크 쪽이었는데 정말 사람이 많더라. 입구에서부터 줄을 서서 들어가는데, ‘이게 요즘 젊은 사람들의 분위기구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냥 좀 기가 빨리는 기분이었다. 청년 기업 팝업스토어들이 줄지어 있었고, 여기저기서 퍼스널컬러 진단받는 사람들이랑 플리마켓 구경하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다.

엉뚱한 곳에서 마주친 소개팅의 기억

거기서 우연히 ‘썸온’이라는 결혼정보회사에서 주관하는 피크닉 소개팅 부스를 봤다. 행사장에 피크닉 콘셉트로 꾸며놓고 잔디밭에 앉아서 이야기 나누는 분위기였는데, 솔직히 좀 묘하더라. 예전에 아는 동생이 창원에 사는 여자분 소개해준다고 했다가, 결국 6개월 넘게 흐지부지되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땐 그게 참 큰일처럼 느껴졌는데, 막상 이렇게 공공장소에서 판을 깔아놓고 사람들을 잇는 모습을 보니 사람 관계라는 게 참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 소개팅이 무산되었던 것도 아마 서로의 사는 곳이나 일정이 맞지 않아서였겠지.

너무 많은 정보, 너무 빠른 속도

AI 이상형 조사를 한다는 문구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요즘은 결혼정보회사에서도 데이터로 사람을 매칭한다는데, 사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숫자로 딱딱 떨어질까 싶은 의구심은 여전하다. 행사장에 몰린 4천 명 가까운 신청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다고 해서, 과연 그중에 나랑 딱 맞는 사람이 있을까? 요즘은 대전이나 청주 같은 타지에서도 소개팅 모임이 꽤 활발하다던데, 다들 그렇게 효율을 따지면서 사람을 만나는 게 조금은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이가 40대 근처로 가다 보면 이런 행사보다는 그냥 자연스러운 만남을 더 갈구하게 되는 건지, 아니면 이런 기회라도 잡아야 하는 건지 판단이 잘 안 선다.

축제 뒤에 남는 미묘한 허전함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창원 LG 세이커스 경기 관련 뉴스도 보고, 예전에 유명했던 감독님과 선수의 에피소드도 떠올렸다. 누구는 농구 코치와 만나서 가정을 꾸리고 잘 살고 있다는데, 그런 소식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또 남의 일 같기도 하다. 사실 소개팅이라는 게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지 않은가. 6개월이나 연락만 하다가 끝난 지난번의 그 일도, 따지고 보면 상대방의 상황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진 거였을 테다. 페스타는 화려하게 끝났지만,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드는 생각은 ‘그래도 다음에는 좀 더 편안한 만남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고민뿐이었다. 행사는 즐거웠지만, 왠지 모르게 집에 돌아오니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은 씁쓸함이 좀 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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