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사 상담받으러 갔다가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했던 날
결혼 정보 회사, 그러니까 흔히들 결정사라고 부르는 곳에 상담을 받으러 다녀왔다. 사실 뭐 큰 기대는 없었다. 그냥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객관적으로 한번 들어나 보자 하는 마음이었다. 주변 친구들 중에서도 결정사 통해서 결혼한 친구가 둘이나 있었고, 뭐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도 있었고.
처음에는 그냥 안내받은 상담실에 들어가서 앉았다. 깔끔한 사무실이었고, 상담해 주시는 분도 되게 친절하셨다. 기본적인 정보들을 주고받으면서 대화를 시작했는데, 이게 뭐랄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숙이 들어오는 질문들이 많았다. 그냥 취미나 직업, 이런 것만 물어볼 줄 알았는데, 가족 관계라든지, 어릴 때 어떤 아이였는지, 심지어는 부모님의 이혼 경험 같은 것도 물어보시더라.
특히 좀 당황스러웠던 건, ‘본인이 생각하기에 본인의 가장 큰 단점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이었다. 사실 이걸 바로 딱 집어서 말하기가 쉽지 않잖아. 물론 내가 나를 잘 알겠지마는, 그걸 또박또박 말로 설명하려니 머뭇거리게 되더라. 옆에서 같이 온 친구가 “야, 솔직하게 말해. 뭐 꼼꼼한 거?” 이러는데, 또 그게 내 단점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냥 나는 좀 생각이 많고, 결정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인데, 그걸 단점이라고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결국엔 그냥 ‘조금 더 신중한 편’이라고 얼버무렸다. 사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신중함’이라는 게 ‘결단력이 부족함’이랑은 또 다른 건데, 그때 좀 제대로 설명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나중에 비슷한 질문이 또 나오면 뭐라고 답해야 할지 좀 고민이 된다.
그리고 이어서 나온 질문이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나요? 예를 들면 경제적인 부분이라든지…’ 였다. 와, 이걸 이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볼 줄은 몰랐다. 물론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부분이 중요하긴 하겠지만, 그걸 상담 첫날에, 이렇게 직설적으로 물어보니 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당연히 경제적인 안정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건 아닌데, 또 없다고 말할 수도 없고. 어정쩡하게 ‘서로 잘 벌면 좋죠’라고 대답했는데, 상담사분은 뭔가 더 구체적인 답변을 원하시는 것 같았다. 이 부분은 정말 사람마다 다를 것 같고,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내가 원하는 이상형의 기준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중에 또 다른 결정사 상담을 가게 된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미리 생각해보고 가야 할 것 같다.
상담 중간중간에, 내가 혹시라도 만날 사람에 대한 나의 기대치 같은 것도 물어보셨는데, 나는 사실 ‘정서적으로 잘 통하는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상담사분이 “그럼 혹시 종교는 어떻게 되시나요?” 하고 물으시는 거다. 나는 무교인데, 종교가 달라도 괜찮은지, 아니면 같은 종교여야 더 잘 맞는지 같은 것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냐고 되묻고 싶었지만, 그냥 ‘괜찮다’고만 답했다. 이게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게 많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예를 들어,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되면 종교 교육 같은 것도 신경 써야 할 수도 있고, 명절 때나 제사 같은 문제도 있을 수 있으니까. 그냥 ‘정서적 교감’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실제로는 이렇게 복잡한 부분까지 다 연결될 줄은 몰랐다.
상담이 끝나갈 때쯤, 나와 비슷한 조건의 재혼 희망자들이 어떤 식으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지, 혹은 어떤 점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지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돌싱 남성분들 같은 경우는 자녀가 있는 경우,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시점이나, 상대방의 자녀와의 관계 형성 등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 50대 연애 같은 경우는, 이전의 결혼 경험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많아서, 오히려 솔직함과 배려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다. 나중에 혹시라도 이런 상담을 받게 된다면, 이런 현실적인 조언들이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나는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냥 나 자신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가는 과정 같았다. 어쩌면 이런 고민 자체가, 나중에 누군가를 만났을 때 더 진솔한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될지도 모르겠다.
돌아오는 길에, 내가 오늘 했던 대답들이 과연 솔직했는지, 아니면 너무 꾸며서 말한 건 아닌지 계속 곱씹게 되었다. 결정사라는 곳이 단순히 사람을 연결해주는 곳이라기보다는, 나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상담은 언제쯤 가야 할지, 그리고 그때는 어떤 질문들을 더 마주하게 될지, 약간은 긴장되면서도 또 약간은 기대가 된다.

돌싱 남성 자녀 문제 생각하니까, 지금의 고민이 좀 더 구체적으로 느껴지네요.
돌싱 남성분들의 이야기 들으면서, 저도 언젠가 비슷한 고민할 때가 될지 모르겠네요. 가족 관계 질문에 당황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종교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게 연결될 수 있다는 점, 잘 말씀해 주셨네요. 저는 단순히 ‘잘 맞냐’는 것 외에, 미래의 자녀 교육까지 고려해야 하는 부분들을 그때 처음 와닿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대방의 솔직함에 좀 놀랐어요. 이전 경험 때문에 조심스러워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이 인상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