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넘어 다시 시작, 사별 후 싱글 모임에서 찾은 현실적인 인연
혼자만의 시간,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망설임
솔직히 말하면, 마흔 넘어서 새로운 인연을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나처럼 배우자와 사별한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처음 몇 년간은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시간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이제 제법 컸고, 나 역시 다시금 삶의 활력을 찾고 싶었다. 주변에서는 자연스럽게 소개팅이나 결혼정보회사를 권했지만, 왠지 그런 곳은 아직 내게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했다. 너무 계산적이거나, 혹은 나와는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사실, ‘다시’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무게감이 너무 컸다. 과연 내가 또 다른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현실적인 대안, ‘사별 후 싱글 모임’에 대한 기대와 우려
그러던 중 우연히 ‘사별 후 싱글 모임’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런 모임이 있다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좀 더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비슷한 아픔을 공유하고, 서로의 감정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온라인 검색을 통해 몇몇 모임들을 찾아봤는데, 어떤 곳은 꽤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어떤 곳은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가격대도 월 2만원대부터 5만원대까지 다양했고, 모임 횟수나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어, 매주 특정 요일에 정기 모임을 갖는 곳도 있었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특별한 활동(예: 와인 테이스팅, 등산)을 하는 곳도 있었다. 나는 일단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월 3만원 정도의 참가비로 한 달에 두 번 정도 모임을 갖는 곳을 선택했다. 처음 참석했을 때, 긴장감 때문인지 평소보다 말이 더듬어졌던 기억이 난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첫 모임의 씁쓸함과 예상치 못한 발견
첫 모임은 사실 조금 씁쓸했다. 기대했던 것만큼 모든 대화가 편안하지는 않았다. 물론,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시간도 있었지만, 어떤 분들은 여전히 과거의 상처에 얽매여 있거나, 혹은 새로운 만남에 대한 조급함을 너무 드러내는 모습도 보였다. ‘역시 세상에 완벽한 모임이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해, ‘여기라도 괜찮은 사람 만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몇몇 사람들과는 연락처를 주고받았지만, 며칠 뒤 약속을 잡으려다 흐지부지된 경우도 있었다. 한 번은 꽤 괜찮아 보이는 분과 식사를 했는데, 대화가 너무 일방적이어서 ‘이건 좀….’ 싶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이 모임이 마치 ‘자동으로’ 좋은 인연을 만들어주는 마법의 장소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현실적인 기대치 설정과 ‘거리두기’의 중요성
하지만 두어 달 정도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조금씩 다른 관점을 갖게 되었다. 이 모임은 ‘완벽한 배우자를 찾아주는 곳’이 아니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삶의 활력을 되찾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연을 만날 수도 있는’ 곳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모든 사람에게 기대를 걸기보다는,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친구를 사귄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훨씬 건강하다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어, 나는 지난번 약속이 어긋났던 분과는 더 이상 연락하지 않고, 꾸준히 모임에 나오는 다른 분과 가볍게 안부를 주고받는 정도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때로는 그냥 모임 자체에 참여해서 즐겁게 식사하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 모임에서 100% 만족스러운 인연을 찾을 확률은 솔직히 10% 미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만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본다. 적어도 ‘세상 밖으로 나왔다’는 느낌은 드니까. 시간으로는 보통 2-3시간 정도 소요되고, 한 달에 2-4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보면 된다. 물론, 모임의 성격에 따라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수도 있다.
흔한 실수와 나만의 기준 세우기
이런 모임에서 흔히 하는 실수는, ‘내 이상형’에 너무 부합하는 사람만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그랬다. 마치 소개팅처럼, 상대방의 직업, 외모, 경제력 등을 꼼꼼히 따지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은 것은, 그런 조건보다는 ‘나와 대화가 잘 통하는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번은 처음 만난 분과 2시간 넘게 대화를 했는데, 계속 자기 이야기만 하거나 부정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통에 기운이 빠졌던 경험이 있다. 그 이후로는 ‘대화의 질’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게 되었다. 물론, 때로는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나와 너무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결국 관계가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게 바로 ‘기대와 현실의 괴리’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을 수는 없고,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결국 사람을 만나는 것은 ‘조건’보다는 ‘케미’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누가 이 모임을 고려해야 할까?
이런 ‘사별 후 싱글 모임’은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배우자와 사별 후, 오랜 시간 혼자 지내면서 삶의 활력을 잃었다고 느끼는 분
- 새로운 사람들과 편안하게 소통하고 싶지만, 기존의 소개팅이나 결혼정보회사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분
-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정서적 지지를 얻고 싶은 분
반면에,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는 이 모임이 맞지 않을 수 있다.
- 즉각적으로 ‘완벽한’ 배우자를 찾기를 원하는 분 (이곳은 그런 곳이 아니다)
- 자신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나누는 것을 불편해하는 분
- 모임 자체를 의무감이나 부담감으로 느끼는 분
현실적인 다음 단계로는, 일단 한두 번 정도 가벼운 마음으로 모임에 참여해보는 것을 권한다. 참석 비용이나 시간을 너무 크게 부담 갖지 말고, ‘사람 구경’이나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생각으로 가보는 것이다. 어쩌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도 있고, 혹은 예상치 못한 좋은 인연을 만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시도해 보았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이다. 이 모임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지만, 혼자보다는 함께 무언가를 해보는 것이 분명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물론,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이 글의 내용이 전부에게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솔직히 저도 비슷한 생각했어요. 처음엔 사람들과 어색한 분위기 때문에 걱정했는데, 가보니 예상외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첫 모임에서 겪으셨던 답답함이 느껴지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기대치를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기대만큼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아서, 왠지 모르게 씁쓸한 기분이 들더라고요.